건강보험

[한겨례21]포토ZONE

종종이 2009. 8. 25. 15:53

 

[테마별 화보] 낯선 진료 기기의 공포 ‘식코’는 현실이었다_제744호

 

8월11일 미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한 체육관에서 비영리 의료봉사단체 ‘리모트 에어리어 메디컬 볼런티어’가

진행한 무료진료 행사에서 낸시 롬스테드(45)가 치과 진료를 받기에 앞서 턱 사진을 찍는 엑스레이 기기를 두려

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. 사진 연합 / THE NEW YORK TIMES/ RUTH FREMSON

지난 8월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의 잉글우드시 체육관 앞 주차장. 새벽부터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

고 있다. 텐트를 거나 담요 한 장으로 밤을 새운 사람들이다. LA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멀리 동부에서 달려온 이

들도 있다. ‘리모트 에어리어 메디컬 볼런티어’(Remote Area Medical Volunteer)라는 의료단체가 여드레간 진

행하는 무료 진료 행사에 모여든 이들이다.

난민 캠프 같다. 세계경제를 주무른다는 미국의 풍경치고는 너무 낯설다. 미국 인구의 6분의 1인 4700만 명 이상

이 의료보험이 없어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. 이들은 비싼 의료보험료를 낼수 없어 의사에게 진

료받는 것을 단념하고 산다고 한다.
“새벽 2시19분에 와서 번호표 345번을 받았어요. 하루에 1500명만 진료를 한다는데, 새벽 5시에 표 발급이 다 끝

났대요. 돌아간 사람들도 많아요.”

 

 

 


주황색 번호표를 손에 쥔 한 환자는 체육관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.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유방암이나

당뇨 검사를 받기도 지만, 대부분 안과와 치과 치료가 필요한 이들이다.
19살의 한 소녀는 한 달 전에 이가 깨져서 음식을 먹기는커녕 잠도 잘 수 없었지만 병원에 갈 수가 없었다. 일반

의료보험도 비싸지만 따로 들어야 하는 안과나 치과 의료보험은 더 비싸기 때문에 가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.

안과 보험이 없으면 안경도 맞추기 어렵다.

미국의 의료보험제도가 얼마나 문제가 많고 허술한지 보여주는 현장이다.
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의료보험 체계를 개혁하기 위해 정치 생명을

걸고 다. 하지만 의료업계의 로비를 받은 의회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.

박승화 기자eyeshoot@hani.co.kr [2009/08/21 14:45]